뉴스 주소(url) | |||
---|---|---|---|
출처 |
Q. 이모션랩은 어떤 회사인가요?
향수, 디퓨저, 캔들 등으로, 향기 중심의 뷰티 회사입니다.
Q. 이모션랩의 처음은 어땠나요?
2019년 처음 상품을 제작했어요. 반응이 없어 힘든 시기를 겪다가 ‘이제 진짜 마지막이다’ “우리의 정체성을 담은 제품을 마지막으로 후회 없이 만들자”고 생각하고 와디즈 펀딩에 도전하기로 마음 먹었어요. 이때 선정한 아이템이 섬유향수 였어요. 마지막이라고 생각했기에 온 힘을 다했고 분명 성공할 것이라고 믿었어요.
와디즈에서는 우리가 흔히 아는 ‘티저’처럼 ‘오픈 예정’이라는 시스템이 있는데요. 구매자들은 펀딩이 시작됐을 때 알림을 받을 수 있고 이를 통해 판매자들은 개발한 아이템의 흥행을 예측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처음 상품을 공개했을 때 기대와는 달리 6일째 30명도 안 되는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오더라고요. 오픈 예정 통계를 확인하고부터는 매일 같이 상세페이지를 수정했어요. 놀랍게도 이후 통계는 우상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하더라고요. 결국 펀딩이 시작되고 1900만원을 찍으며 와디즈측에서 앵콜 요청도 할 정도로 흥행 신화를 이루게 되었어요. 중요한 건 이 모든 것이 아무 광고 없이 이루어졌다는 거에요.
출처: 와디즈펀딩
Q. 어떤 점이 달라졌기에 그런 성과가 나올 수 있었을까요?
‘관점의 전환’이라고 생각해요. 상세 페이지를 수정하기 전에는 ‘생산자 입장의 글’을 썼죠. 음악을 향수로 만들었다’는 내용의 글이었어요. 그 통계 확인 후에는 ‘소비자 입장’에서 상세 페이지 내용을 수정하기 시작했어요. ‘다른 사람과 내 향기가 겹치는 것이 싫어!’와 같은 사람들이 한 번쯤은 느껴봤을 감정을 생각해냈어요. 이런 감정에 공감하면서 이 상품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어필했고요.
출처: 와디즈 펀딩
Q. 광고 없이 성공하기가 쉽지 않았을텐데요. 대표님만의 방법이나 노하우가 있을까요?
광고 없이 성공하려면 ‘고객가치를 높이는 것’이 중요해요. 예를 들면 우리가 목이 마를 때 아무도 시키지 않아도 물을 자연스레 사먹는 것처럼요. 우리는 모두 이익을 얻기 위해 창업지만 제품을 판매할 때 만큼은 진심으로 고객가치를 높일 생각을 해야 해요. “고객가치가 분명하면 소비자가 먼저 바이럴 한다”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어요.
한국에 정식으로 수입된 적이 없어서 인지도가 없는 ‘프란체스카 비앙키’라는 향수가 <향수사랑>이라는 카페에서 바이럴 되어 유튜브 광고 수입 제외하고 1억 원을 팔았던 일이 있었거든요. 그 성과 역시 고객가치에서 기인했다고 생각해요. 인지도가 부족한 초기창업자에게 기댈 곳은 ‘고객가치’뿐이에요. 고객이 뭘 필요로 하는지, 어디에서 결핍을 느꼈는지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해요.
Q. 사업을 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이었나요?
사업할 때 가장 힘든 점은 제 자신의 부족함을 마주할 때입니다. 어느 정도 알았다고 착각하며 매너리즘에 빠지면 여지없이 위기가 닥쳐오곤 합니다. 코로나처럼 통제와 예측이 불가능한 위험도 있지만 제가 겪었던 대부분의 위기는 저의 부족함과 안일함에서 비롯된 것이었어요. 그럴 때마다 미성숙한 제 자신을 돌아보며 좌절하기도 하죠. 다만 요즘은 위기를 다르게 보려고 합니다. 위기는 곧 내 약점을 돌아보고 고칠 수 있는 최적의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위기가 닥쳤기에 비로소 저에게 부족했던 능력, 제가 간과했던 부분들이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이것들을 마주하는 과정은 당연히 고통스럽지만, 사업과 자기 자신을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필연적인 것 같습니다. 배움에 절대 끝은 없는 것 같아요.
Q. 그외 대표님께서 하시고 싶은 말씀은요?
저는 ‘장님 코끼리 만지기’라는 속담을 좋아합니다. 내가 아는 게 전부가 아니고, 경험하고 탐험해서 알아내야할 것들이 여전히 많단 걸 상기시켜주거든요. 이번 인터뷰를 통해 소개해 드린 와디즈 사례 역시 사업이란 거대한 코끼리의 작은 한 부분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하루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것들을 알아가고 있으니까요. 제 사례가 누군가에겐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누군가의 경우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어요. 이 인터뷰에서 말씀드린 내용이 ‘광고 없이 사업해야 한다’로 받아 들여질까 조금 우려됩니다. 전혀 그런 뜻이 아니고요, 광고비 예산이 적은 극 초기기업이 시도해본 전략 중 하나의 사례로만 받아들여주세요. 그런 점을 꼭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Q. 여성 스타트업 창업가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주세요.
변화가 빠른 세상을 살아가며 어떤 날은 하늘을 날 것처럼 희망에 부풀었다가 어떤 날은 한없이 침전하는 날이 반복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 변덕스러움은 모자람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라면 당연히 겪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죽을 때까지 변덕스러운 제 자신과 함께 살아가야 겠지요. 그럼에도 저는 30대가 되고 나서 인생이 한결 더 편안해졌음을 느낍니다. 변덕스러운 감정은 여전히 절 괴롭히지만, 단시간내로 잠재울 수 있게 되었어요. 그건 제가 20대때 수많은 질문을 던지고 저만의 답을 정의내려 온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걱정 없는 사업과 삶은 없겠죠. 창업가분들 역시 매일 매일 수많은 질문을 스스로와 고객에게 던지실텐데요. 여러분들만의 답이 하나하나 쌓아 나가다보면 변덕스러운 외부 상황과 감정에도 단단하게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생길거라고 믿습니다. 저와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매일 더 단단해질 수 있기를 마음 깊이 응원하겠습니다.
출처 |